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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 31

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한마디 말

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한마디 말 -정희성 한 처음 말이 있었네 채 눈뜨지 못한 솜털 돋는 생명을 가슴속에서 불러내네 사랑해 아마도 이 말은 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다가 괜히 나뭇잎만 흔들고 후미진 내 가슴에 돌아와 혼자 울겠지 사랑해 때늦게 싹이 튼 이 말이 어쩌면 그대도 나도 모를 다른 세상에선 꽃을 피울까 몰라

행복 정류장 2022.01.31

소리없이 웃는 법

소리없이 웃는 법 -권혁웅 당신에게서 참 좋은 냄새가 나 빵 굽는 마을에서는 빵을 굽고 모카에서는 커피를 볶지 아카시아 그늘도 하얗게 엉켜 있어 당신은 웃고 있군 당신의 잇바디가 가지런하진 않아 봄날 줄맞추며 소란 떠는 은혜 유치원생들 같아 들쭉날쭉한 웃음이군 이런 날엔 화단에 나와 앉은노인들 이마의 주름도 악보로 보여 펜을 들고 나서고 싶네 당신은 식빵 하나와 크림빵 둘 그리고 방금 갈아 봉지에 담은 커피를 들고 있군 어제 구은 빵은 덤으로 받았군 당신에게서 나온 좋은 냄새가 문 앞까지 총총히 당신을 따라왔군 당신이 들어가고 당신의 아이와 당신의 남자가 들어가고 당신은 문을 닫을테지 빵 굽는 마을에서는 커피를 내오지 아카시아가 당신 있는 거기서 이곳까지 그늘을 늘이고 있어 여전히, 당신은 웃고 있군.

행복 정류장 2022.01.30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어라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어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야 하네. 사랑이라 불리는 그것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 완성되는 거라서. 사랑이 오직 자기 감정 속에 든 사람은 사랑이 자기를 연마하는 나날이 되네. 서로에게 부담스런 짐이 되지 않으며 그 거리에서 끊임없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두 사람이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가 되라.

행복 정류장 2022.01.29

사랑법 첫째

사랑법 첫째 -고정희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맹이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행복 정류장 2022.01.28

하얀 눈과 마을과

하얀 눈과 마을과 -박두진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이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다. 눈이 덮인 마을에 동이 터 오면 한 개 한 개 별이 간다. 등불도 간다.

행복 정류장 2022.01.26

손녀가 화났다 1

6살 손녀는 금요일 저녁마다 집에 온다. 조금 일찍 퇴근한 지난 금요일, '할아버지 이리 와봐' 하며 이방 저방 옮겨가며 놀자한다. '뭐하고 놀까?' 이거 하자 저거 하자면서 신이 났다. 안방 침대에서 레고가지고 둘이서 한참 놀다가 TV 만화보자며 거실로 가잔다. 그러다가 엄마아빠가 퇴근을 해 집에 와서 저녁을 먹었다.저녁을 다 먹기도 전에 술래잡기 하자며 손을 이끈다. 마침내 뽑기게임을 하게 되었다. 뽑은 사람은 거기 적힌대로 하기로 했다. 손녀가 뽑은 것은 '장남감 정리하기'였다. 손녀는 안방침대에 있는 레고 장난감을 스스로 정리하러 갔다. 조금 있다 할머니가 느낌이 오는지 방에 들어가 보라고 한다. 들어갔더니 장난감을 바구니에 거의 다 담아가고 있었다. '거의 다 했네'했더니 손녀가 하는 말, '같..

일상의 행복 2022.01.25

자존감 자산

자존감 자산 새끼 배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배추같지가 않았대요. 그래서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나 배추 맞어?" 그래서 할머니가 대답했습니다. "당근이지." 새끼배추는 자신이 당근인 줄 알고 집을 나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우리는 위대한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대하지 않게 바라보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낮게 보는 순간 우리의 자존감은 심각하게 상처를 받습니다. "이거 할 수 있는 것 같아." "나는 가난한 집 아들인데 뭘."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어쩔 수 없어." 세상은 늘 그 사람이 말하고 생각하는 만큼만 돌려줍니다. 자신을 100점짜리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은 그 사람을 100점짜리로 대우하고, 자신을 10점짜리라고..

행복 정류장 2022.01.24

행복한 빵집

행복한 빵집 프랑스에 하루에 8시간만 영업을 하는 빵집이 있었대요. 단골들은 연장영업을 해달라고 늘 요청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빵집주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한 제빵사가 맛있는 빵을 만들어냅니다. 저도 문을 닫고 쉬면서 저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정말로 행복합니다. 제가 행복해야 빵도 행복하고, 고객도 행복해집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팀의 감독이었던 토미 라소다가 했던 말은 정말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행복한 젓소가 행복한 우유를 만든다." =>햇살나그네 노트: 늘 행복한 마음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이라도 지치고 힘들면 행복한 마음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휴식하고 충전하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런 자신을 위해 재충전하는 ..

행복 정류장 2022.01.23

인간은 잊어 먹는다

인간은 잊어 먹는다 말했다고 해서 들은 것은 아니다. 들었다고 해서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기억한 것을 1시간 지나면 반을 잊어버리고 하루 지나면 70%를, 한 달 지나면 80%를 잊어버린다. 나도, 그대도 잊어 먹는다는 것을 늘 잊어 버린다. 그래, 가끔은 가끔은 참아 주자. 가끔은 속아 주자. 가끔은 웃어 주자. =>햇살나그네 노트 최근 방영한 드라마 '지리산'을 빠짐없이 보았다. 그 산에서 사람들이 죽는다. 그 범인이 마지막에 왜 그랬느냐는 물음에 대답하기를, 사람들은 다 잊어버리더라.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것을, 큰 상처와 죽을만큼 큰 아픔의 기억을 다른 사람들은 쉽게 잊어 버려서 그랬다고 했다. 사람들은 잊어버린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것을 참아주었다면 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행복 정류장 20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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