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
작은 배려, 따뜻한 퇴근길
햇살나그네
2025. 2. 27. 18:25
오늘 퇴근길은 마음이 참 따뜻했습니다.
오늘은 날씨는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거 같았어요.
직장이 큰 도로변에 있는데, 낮에 보니까
바람이 매서워서 가로수 은행잎들이 심하게 팔락거리기도, 눈처럼
떨어져 휘날리기도 한 그런 날이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우리 지점에 남자직원들이 외투나 양복을 걸어두는 나무옷걸이가
이층 올라가는 계단 밑에 있는 작은 창고에 한 개 서 있거든요.
아침에는 출근하기 모두들 바빠서 대충 걸어놓기 일쑤죠. 저녁에는 퇴근시간에는
창고가 어두워서 비슷한 다른 직원의 양복을 바꿔 입고 오기도 몇 번 했죠.
어쩌다 퇴근하려고 그곳에 가 보면 내 옷이 옷걸이 밑에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었죠.
내가 걸어둔 곳이 아닌 곳에 걸려있기도 하구요.
그런데 오늘은요,
내 외투, 양복 웃도리, 마후라를 옷걸이 한 곳에 포개서 같이 걸어 두었었는데
퇴근하려고 가보니, 누군가가 철재로 된 옷걸이에 세 개를 이쁘게 걸어서 나무 옷걸이에
걸어 놓았더라구요. 대부분 바빠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도 걸어 두는 여유도 없는 곳이라고 여겼는데,
오늘 누군가가 그걸 깨뜨렸더군요.
그 누군가의 작은 배려, 그 짧은 시간의 정성이 나로 하여금 그 옷을 입고 집에 오기까지 참 따뜻하게 했어요.
그 고마운 마음에 답하는 길은 나도 그래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출처:김정우 시인의 작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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