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정류장

《좋은 시 감상》헐거워짐에 대하여

햇살나그네 2021. 10. 5. 07:00

헐거워짐에 대하여

-박상천-

맞는다는 것은
단순한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photo by depositphotos

=>햇살나그네 노트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에서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이
참 공감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헐거워져야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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