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정류장

《어른을 위한 동시 》빗방울은 둥글다

햇살나그네 2021. 8. 26. 08:00

빗방울은 둥글다

-손동연 지음

만약에
빗방울이
세모나 네모여 봐


새싹이랑
풀잎이
얼마나 아프겠냐?

<출처:김용택의 내가 아주 작아질 때(라이팅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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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하순인 지금, 장마로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9층인 사무실에서 비오는 거리를 내려다봅니다.
사람들이 쓰고 가는 우산의 색들이 다양합니다.
입은 옷 색깔과 우산의 색깔들이 아름다움을 연출합니다.
우산이 사람을 데리고 가는듯이 보입니다.
육거리 로타리를 오가는 자동차들이 낮인데도 불을 켜고 갑니다.
다가오는 차들은 밝은 불빛이고, 지나가는 차들의 불빛은 빨갛습니다.
일정한 속도를 가지고 지나가며 이어지는 불빛이 빗줄기 속에서 장관을 이룹니다.

유리창에 빗줄기는 두두둑 소리를 내며 줄기차게 우옵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소리는 다 다릅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비가 오면, 비 설겆이를 하고
방 앞에 있는 마루 끝에 비막는 가림막을 치면
좁은 마루바닥이 아늑해집니다.
그 빗소리를 들으며 바닥에 엎드려 숙제를 합니다.
그러다 어느새 잠이 들곤 합니다.
누나들이 'ㅇㅇ야! 일어 나! 학교가야지!' 하며 깨웁니다.
책가방을 챙기는 나를 보고 식구들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들려옵니다.

동심의 마음으로 잠시 돌아가 보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동심은 또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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