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정류장

《어른을 위한 동시》아버지

햇살나그네 2021. 9. 2. 12:15

담요 한 장 속에

ㅡ권영상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 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ㅡ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ㅡ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흔들리는 마음

ㅡ임길택

공부를 않고
놀기만 하다고
아버지한태 맞았다.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으니
아버지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미워서
말도 안 할려고 했는데
맘이 자꾸만 흔들렸다.

<출처:김용택의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을 때 아버지가 아닌 한 사람으로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다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루지 못하고 한 참을 울었던 적이 있었다.나는 늘 내 아버지로만 생각했지,한 사람으로의 아버지의 삶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나는 아버지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내가 힘들 때 아버지는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면 답이 나올것 같았다.가장의 힘의 무게와 말없는속의 진한사랑을 미처 알지 못했음에 안타까워 합니다.
아버지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에 그나마 위로를 받습니다.

아버지의 눈을 마주하고 웃음꽃을 피우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든다면 덜 후회하리라 믿습니다.
더구나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표현할 수 있다면 아버지가 더 행복하시겠지요.


명지동 부둣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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