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정류장

《좋은 시 감상》공존의 이유 12

햇살나그네 2021. 7. 31. 10:36

공존의 이유 12

-조병화


깊이 사귀지 마세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생애

가벼운 정도로
사귀세

악수가 서로 짐이 되면
작별을 하세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세

너만이라든지
우리들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이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내가 너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작별이 올 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귀세

작별을 하며
작별을 하며
사세

작별이 오면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악수를 하세

==>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오래동안 함께하는 사람들도 있고,잠깐 만나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잠깐 만나고 스쳐 지나가도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주 만나면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친해 지고 그러다가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그 중에서 나와 소통이 잘 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 사람도 있다.
소통이 안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게 된다.그러다 보면 친하다는 느낌이 크지 않아서
부득히 헤어지게 되어도 서운함이 덜하다.그런데 친하다고 느끼는 사람과의 헤어짐은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다.
그래서 위 조병화님의 좋은 시는 공감이 많이 간다.

30년간 근무한 직장에서는
보통 2-3년 동안 동료들과 같이 근무하게된다. 그러면 대부분의 직원들과 목표를 위해 함께 고생하며 마음을 합해야 성과를 이루기 때문에 미운정 고운정이 들게 된다.그래서 언제나 헤어짐은 마음이 아프다.그래서 송별회를 거나하게 2-차를 거치면서 그 마음을 달래곤 했다.정이 많이 든 직원들과는 수시로 전화로 사내 메신저로 연락을 하며 정보를 공유하며,희노애락을 나누곤 했다.

그런데 퇴직후 새롭게 취직한 직장에서는 별정직으로 근무하는데,어느새 4년째 근무하고 있다.나는 그 자리에 계속 있지만 정규직 젊은 직원들은 2년 전후로 발령을 받아 오고 간다. 그런데 인사발령을 받고 와도 며칠이 지나도 인사를 하지 않는 직원도 있고,발령을 받고 가도 인사도 안하고 가는 직원도 있다.처음에 그것이 이해가 안되고 기분도 안 좋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오히려 좋은 면도 있다.
정들었는데 떠나면 마음이 아플텐데 그런 걱정이 없다.서로 짐이 되지 않는다.후회도 없다.

갈수록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적어진다.
나이가 들어가면 그런 사람이 줄어든다.
그래서 외로움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는게 해결책이다.
재밌게도 제목이 공존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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