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정류장

《좋은 시 감상》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햇살나그네 2021. 7. 31. 19:23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 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김재진 시인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인생이란 다 그런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말에 꽤 민감한 편이었고,
또한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건 내성적인 성격탓도 있었지만
심리학적으로 열등감의 발로라 한다.
그래서 마음속의 말을 누군에게 말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한다고 해도 되돌아오는 상대방의 말이 위로 되기보다는
상처를 더덧칠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래서 늘 외로웠다.
그래서 나는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김재진 시인의 이 시를 만나서 위로를 받게되었다.

40대 초반 어느 날,현대자동차 사옥 화장실에 붙어있던 좋은 글,
'월소득의 10% 이상을 책을 사서 읽어라'를 실천하게 된다.
살면서 힘들 때나 위로 받고 싶을 때는 서점에 가서 읽고 싶은 골라 읽었다.
그 안에 내가 힘들어 하는 문제의 답이 늘 있었다

김재진 시인의
누구는 혼자이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시 역시 그 때 만난 좋은 글로
큰 위안이 되었다.
내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해주고 위로해주는 시인이 존재한다는 것에
공감과 감동과 존경심이 들었다.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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