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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둑길 2

《좋은 시》가을날의 동화

가을날의 동화 ㅡ김정우 돌아갈 듯 아쉬운 낡은 더위는 아가의 콧등에 송글한 땀방울 몇 개 위로 스쳐 지나가는 사과 맛같은 새콤한 바람과 장난치며 놀고 있고 자꾸만 자꾸만 높아져 가고 파래져가는 하늘가에 고추잠자리 한 마리 핑그르르 힘을 잃고 낮은 쪽으로 맴돈다. 방금 강뚝길따라 긴 꼬리를 달고 완행열차가 지나간 기찻길 옆에는 청초한 고향누나같은 코스모스가 아침 이슬을 머금고 살픗 웃고 있다. 여름내 캐캐한 곰팡이 냄새 가득한 옷장 문을 열면 지난 가을의 자잘한 일상이 개어진 옷들의 주머니 속에서 졸다가 깜짝 놀라 뛰쳐나와 온 방을 추억으로 도배한다.

행복 정류장 2021.11.05

오늘,강둑을 걸었네

늪 지대 강둑길에 인적도 드물고 햇살만 가득했다.질서정연하게 열병하는 병사들처럼 가로수의 자태는 더 단정해 보인다. 늪지대 안에는 목재로 만든 산책길이 있어 그 길을 걷다보면 물위에 떠있는 연잎들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것 같다. 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한 의자가 길가에 다소곳이 앉아 있지만 더워 보인다. 뭉개구름을 배경으로 펼쳐진 강둑길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그 길에서 서 있는 나그네는 소년처럼 들떠서 연꽃밭을 지나서 하늘로 날아가 구름의 품속에 안겨본다.

일상의 행복 202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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