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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17

<좋은 시>상처

상처 -조르주 상드 덤불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꽃을 더듬는 내 손 거두지 않는다. 덤불 속의 모든 꽃이 아름답지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꽃의 향기조차 맡을 수 없기에. 꽃을 꺽기 위해서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얻기 위해 내 영혼의 상처를 견뎌낸다.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은 것이므로.

행복 정류장 2022.05.16

<좋은 시>너에게

너에게 -최승자 마음은 바람보다 쉽게 흐른다.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지다가 어느새 나는 네 심장 숙으로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이 되고 싶다. =>햇살나그네 노트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처음은 바람처럼 가벼운 마음이지만 사랑이 깊어지면 태풍같은 거대한 마음이 되고 피은 것인가 봐요. 날아가지 않고 흘러가지 않고 영원히 머무르고 싶은 함께하고 싶은 그런 마음인 것이지요. 나이 들어가니 누군가를 좋아한다거나 사랑하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 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행복 정류장 2022.05.15

<좋은 시>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햇살나그네 노트: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쓰는 것으로, 그림은 그리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를 하는 것으로 길을 만든다.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길을 만든다. 그러다가 세월이 가면 청춘이 가고 늙어간다. 빨리 그 마음이 가 닿아서 힘들지 않았으면...

행복 정류장 2022.05.05

<좋은 시> 잊으리

잊으리 -사라 티즈데일 잊으리, 꽃을 잊듯이 한때 눈부시게 타오르던 불꽃을 영영 잊어버리리 세월은 고맙게도 우리를 철이 들게 하리 누가 만일 묻거든 말하리, 잊었노라고 오래오래 전에 꽃처럼 불길처럼, 그 옛날 잊혀진 눈 속에 사라진 발자국소리처럼 =>햇살나그네 노트 어린시절 겨울이면 참 눈이 많이왔었죠. 뽀드득 뽀드득 내 발밑에서 들리는 소리, '눈 속에 사라진 발자국소리처럼' 이라는 표현이 아련한 엣추억을 되돌려주네요. 또한 젊의 날의 불타던 내 사랑의 감정을 되살려 줍니다. 죽고 못사는 그 감정을.... 세월은 고맙게도 우리를 철이 들게 합니다. 잊었노라고 강하게 말하는 것은 잊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행복 정류장 2022.04.28

<좋은 시> 차라리 눈부신 슬픔

차라리 눈부신 슬픔 -이수익 신은 이 아름다운 며칠을 우리에게 주셨다 생애의 절정을 온몸으로 태우며 떨기떨기 피어오른 목련 꽃잎들, 차라리 눈부신 슬픔으로 밀려드는 봄날! 나머지 길고 지루한 날들 열려 있어 이 황홀한 재앙의 시간도 차츰 잊으리 =>햇살나그네 노트 봄을 알리는 외로운 의연한 고고한 목련을 보면 아련한 슬픔같은 것이 밀려 오는 걸 나도 느낍니다. 그 아름다운 며칠의 아름다운 슬픔은 나머지 길고 지루한 날들이 있어서 잊혀지지만 또 그 아름다움을 기다립니다. 차라리 눈부신 슬픔으로 밀려오더라도......

행복 정류장 2022.04.27

<좋은 시>안 부

안 부 -나태주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햇살나그네 노트 아들 결혼식에 다녀간 후로 7-8년 동안 전화도 문자도 카톡도 없던 후배가 보고 싶었다. 만나지 못했다. 그 친구는 나를 진심으로 대해 주어서 감사하고 아끼는 후배였는데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다. 보고 싶음이 간절하던 어느 날 전화를 받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도 퇴근길에 전화를 했다. 어쩌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잘 있노라니 그것이 고마웠다. 그 이후로는 보고 싶은 마음이 예전처럼 간절하지는 않게 되었다.

행복 정류장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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