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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17

<좋은 시> 갈대

갈대 -신경림- 언젠가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햇살나그네 노트 살다가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펑펑 울 수 있어야 한다, 우는 것이 나쁜 건 아니다. 운다는 것은 스스로를 위로 하는 시간이다. 울고 나면 시원해 진다. 산다는 것은 조용히 우는 것이라는 것에 공감이 크다.

좋은 글 산책 2022.04.11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그대여. 그대의 생명 속에는 나의 꿈이 살아 있습니다. 그대를 향한 변치 않는 꿈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사랑에 물든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밑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오, 내 황혼의 노래를 가두는 사람이여. 내 외로운 꿈속 깊이 사무쳐 있는 그리운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그대는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숙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좋은 글 산책 2022.03.29

<좋은 시>찬란

찬란 -이병률-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한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하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하였으므로 의자에 먼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이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

좋은 글 산책 2022.03.25

사랑법 첫째

사랑법 첫째 -고정희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맹이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좋은 글 산책 2022.01.28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좋은 시》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나태주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말이 많을 때일수록 말을 삼가하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기를, 꿈꾸고 꿈꾸노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 큰 미루나무 옆에 서 보고 혼자 고개 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햇살나그네 노트 혼자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고,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다. 외로움은 인간이면 느끼는 감정이다.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것을 알면 덜 하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도 있지만 외로움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인 시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키 크고 오래된 나무와 친구가 되어 보기도 하고 산책하면서 오롯이 그 순간을 즐기는 것도 외로움과 함께 하는 방법이다...

좋은 시 산책 2021.11.25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좋은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햇살나그네 노트: 오래 전에 열정이 있는 그 때의 내 안에 있던 이는 지금은 추억의 한자락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대가 그립다기 보다는 그 때의 내가 더 그리워지는 인생의 가을입니다.

좋은 시 산책 2021.11.15

내가 너를

《좋은 시》내가 너를-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으니까. =햇살나그네 노트: 짝사랑 해 본 사람은 다 알 수 있는 마음입니다.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수 있으니까.' 안타까운 마음이네요. 사연이야 다 다르겠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쌍방통행이 아닌 일방통행의 아쉬움은 있어도 행복하다면 좋은 추억이 될거니까요!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합니다.

좋은 시 산책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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