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아내가 있는 풍경 ㅡ김정우 잠자리 날개 짓 같은 겨울 햇살 휴일 오후 3시 반 힘이 들어 성급한 목련 꽃봉오리와 놀다 창문 넘어와 내려앉은 거실 앉아 있는 배경 속에 그대의 숨소리는 뜨게질에 엮어가고 소리없이 가는 시간 속에 잊혀 진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그대의 눈동자는 젖어가고 실내의 집기들은 숨죽이며 바늘 가는대로 눈동자를 굴리고 햇살은 먼지 속에 졸다 놀라 성급하게 창문을 되넘어 갈 때 돌아가고 싶은 그대의 마음, 따라가지 못하고 실타래에 걸려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