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 현실을 즐기면서 작은 일에도 기뻐한다.
인생은 유년기는 멀리서 구경하는 연극무대고, 노년기는 아주 가까이서 바라보는 무대 장식에 빗대어 말할 수 있다.
인생의 전반기는 행복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갈망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인생의 후반기는 불행에 대한 두려움의 성격을 뛴다. 인생 후반기에는 행복이 헛되고 고통은 실존한다는 깨달음이 자리 잡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깨달음에 다다른 이성적인 성품을 지닌 사람은 향락보다 고통 없고 논쟁에 시달리지 않는 상태를 추구한다.
젊을 때는 인간 세상에서 자신이 버림받았다고 느끼다가 늙어서는 자신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버림받았다는 불쾌감은 인간 세상을 몰라서 생겼고, 나중에 드는 편안함 감정은 인간 세상을 잘 알고 나서 생긴다. 그 결과 인생의 후반기에는 악장의 후반부처럼 덜 노력하고 전반부보다는 더 안정되길 바란다. 젊을 때는 근본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기적과 같은 행복과 향락을 접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다다르기가 어렵다고 셍각한다. 하지만 늙어서는 인간 세상에서 아무것도 얻을게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편안하게 견딜 만한 현실에 안주하고 그 현실을 즐기면서 작은 일에도 기뻐한다.
<출처:쇼펜하우어의 소품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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