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한마디 말
-정희성
한 처음 말이 있었네
채 눈뜨지 못한
솜털 돋는 생명을
가슴속에서 불러내네
사랑해
아마도 이 말은 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다가
괜히 나뭇잎만 흔들고
후미진 내 가슴에 돌아와
혼자 울겠지
사랑해
때늦게 싹이 튼 이 말이
어쩌면
그대도 나도 모를
다른 세상에선 꽃을 피울까 몰라
<출처:예담출판:'사랑은 시가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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