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산책

결혼에 대하여

햇살나그네 2022. 2. 2. 07:00

<좋은 시>결혼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 하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삶을 흩어 놓을 때에도
그들은 함께 하리라.
그리고 신의 고요한 기억속에서도 영원히 함께 하리라.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리하여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그대들의 혼과 혼이 두 언덕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음식을 주되 한쪽의 음식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때로는 홀로 있기도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의 마음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마음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생명의 손길만이 그대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가 없나니.

<출처:예담출판:'사랑는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중에서>

=>햇살나그네 노트
퇴직하고 친지의 부탁으로 본의 아니게 두 번은 주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한 10분 정도의 준비한 원고를 외워서 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4분안에 끝내달라는 요청에 맞게 준비했습니다.

주례사를 준비하면서 첫번째는 어릴때부터 잘 아는 신랑의 주례라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진심으로 전하게 되어서 나름의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최근에 아는 분의 아들이라서 주례사를 준비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행복하게 잘 잘 살아달라는 주문이기도 하고,선배로서 조언이고 충고이기도 하겠지만 결혼은 두사람의 성실하고 꾸준한 노력의 과정이고 가까이도 멀지도 않는 거리를 잘 유지해가는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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