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걱정과 집착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서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다른 이의 생각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의 걱정과 두려움의 절반은 타인에 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주 상처를 받고 병적으로 너무 예민한 지존심은 허영과 오만불손함은 물론이고, 괴시욕과 허풍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걱정괴 집착만 없다면 사치는 지금의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모든 자존심, 체면 문제, 완고함은 그 종류와 범위가 다르다 해도 걱정과 집착에 토대를 두고 있다.이 얼마나 희생을 요구하는지! 이 현상은 어린아이에게서도 찾을 수 있으며 전 연령에 걸쳐 나타나는데, 노년기에 나타날수록 강력해진다. 노년에는 감각적 향락을 즐길 능력이 고갈되어 탐욕이 자신의 지배권을 허영이나 교만과 공유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인간의 온갖 걱정, 근심, 분노, 화, 두려움, 긴장 등은 대개 다른 사람의 생각과 관련이 있고, 그 생각은 앞서 언급한 불쌍한 죄인들만큼이나 터무니 없다. 인간의 시기심과 증오도 이런 생각에서 뿌리내리고 뻗어나간다.
<출처:쇼펜하우어의 소품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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