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 꼬리를 치지 않을 정도로 나쁜 개는 없다
인간은 누군가를 사귈 때 달이나 곱추처럼 한쪽 면만 보여준다. 누군가 자기 용모를 가면을 쓴 것처럼 바꿀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이 있다. 이 가면은 자신이 원래 가져야 할 모습을 딱 들어맞게 보여준다. 그리고 가면은 자기 개성에 맞도록 계산해 만들어졌으므로 그 효과는 감히 속임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인간은 누군가를 감언이설로 꾀어낼 때 이 가면을 쓴다. '꼬리를 치지 않을 정도로 나쁜 개는 없다.'라는 훌륭한 이탈리아 속담을 기억하여 이 가면을 단지 밀랍 먹인 천으로 대해야 한다.
<출처:쇼펜하우어의 소품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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