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로터리 풍경 ㅡ김정우 방금 두 칸짜리 경전철이 손녀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천천히 강쪽으로 굴러가고 5월 오후의 하늘은 파랗다. 산쪽 푸른 숲속에 빨간 벽돌 대학교 건물이 묻혀서 머리만 살짝 내밀어 내가 공부하는지 내다 보는듯 그 밑 산복도로에 차들이 무수히 왔다갔다해도 흰구름은 여전히 여유롭다. 9층 사무실 창문 너머에 지하철 공사 소리가 들려도 로터리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늘 빠르다. 이곳은 국제상사라는 큰 신발공장이 있었고,포프라마치라는 유흥가가 있었고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어 늘 가고 오는 사람들의 숱한 마음들이 머물다 가는 곳 지하철이 지나고 경부선경전선 기차가 지나고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고 공항가는 경전철이 있는 곳 내가 그랫듯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이 곳에 오고 간다. 사상로터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