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얻는 허영심의 만족이 향락이다.

햇살나그네 2024. 3. 17. 07:00

<좋은 글 산책>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얻는 허영심의 만족이 향락이다.

 

  누군가 자기 대화 상대의 지적인 우월성을 알아채고 감지하면 그는 상대가 티를 내지 않을 뿐 똑같이 자신의 열등함과 편협함을 알아채고 감지할 거로 생각한다. 이런 산단논법은 인간에게 증오와 원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이에 관해서 발타자르 그리시안도 옳은 말을 했다. '호감을 얻고 싶다면 가장 어리석은 동물의 갑옷을 입어라.' 결국 재능과 지성을 보이는 일은 단지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의 무능과 우둔함을 비난하는 행위다. 더욱이 세속적 본능은 자신과 반대인 것을 볼 때 반란을 일으키며 반란의 은밀한 원흉은 시기심이다. 인간이 매일같이 보듯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얻는 허영심의 만족이 향락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떤 장점보다도 정신적 장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인간이 동물보다 뛰어난 이유는 바로 이런 정신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에게 결정적인 우월함을 남 앞에 보이는 행위는 아주 대담한 일이다. 그 우월함을 목격한 인간은 복수심을 자극받기라도 한 것처럼 우월함을 내보인 자에게 모욕을 느끼게 해서 보복할 기회를 노린다. 이때 상대방은 이성의 영역에서 의지의 영역으로 넘어가는데, 의지의 영역에서는 보복할 기회를 노린다는 관점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

<출처:쇼펜하우어의 소품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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