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산책

술 한잔

햇살나그네 2024. 5. 19. 00:00

<좋은 시 산책> 술 한잔

 

인생이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들연꽃 소리없이 피웠다

지는 날에도

<출처:정호승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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