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리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리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도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출처:이외수시회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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