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산책

가을이 오네

햇살나그네 2025. 5. 30. 20:39

언제나

가난한 바람처럼

흐트러 놓기만 하고

가져가지 못하는 빈 마음에

그리움이 담긴 하늘을 이고

지친 날개를 달고

가을이 오네

 

그리움은

불면의 바다가 되어

수평선을 넘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눈물이 되네

 

눈물로 짠

옷을 입고 그대를 찾아 나서는

밤이슬처럼

아무도 몰래

오는 가을을 훔쳐보고 있네

 

<출처:김정우 시인,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사랑으로 남고 싶어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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