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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산책>행복을 조절하는 장치

햇살나그네 2022. 10. 21. 07:00

행복을 조절하는 장치


많은 단어가 그렇듯이, 행복이라는 말에도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어서 간단하기 설명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대부분 짜릿한 경험 뒤에 순간적으로 행복을 느낀다. 예컨대 무더운 날 마시는 시원한 차 한 잔,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고 취하는 휴식에서 행복을 맛본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여러 학자가 이전과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행복은 일시적인 기분이 아니라 '정서mood'라는 것이다. 순간적인 감정은 연기처럼 사라지지만, 정서는 공기처럼 남아 있다. 정서란 내면에 늘 존재하는 깊은 감정이라 할 수 있다. 가끔은 그것과의 교신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행복이 '주관적인 안녕감 자동장치'라는 시스템에 의해 통제된다고 가정했다. 심리적 시스템은 체온과 같다. 따라서 행복은 매우 작은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 그 범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행복지수는 원래 설정값
6-12퍼센트 이상 변하지 않는다.
자동정상화장치는 화복탄력성이 좋다. 극도로 좋은 일이나 나쁜 사건을 겪으면 이 시스템이 잠시 흔들리지만 결국 원래의 수준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이 장치에도 한계는 있다. 불행한 상황에 너무 오래 놓이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 이 경우 행복은 설정값보다 낮은 상태에 계속 머물게 되어 만성적인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가진 자원을 이용하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자원은 크게 외적 자원과 내적 자원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외적 자원 중 하나가 대인관계다.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는 불행의 가장 강력한 방패다. 믿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이 불행을 피하도록 도와준다. 나쁜 일이 일어나도 그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도중에 상당부분 해소되기도 한다. 안정적인 인간관계는 어떤 과학적인 요법보다 효과적이이고 인류 역사만큼 오래된 불행의 치료제이다.

두 번째 외적 자원은 돈이다. 돈이 있어야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상황에 다라서 돈이 많을수록 좋은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유념하자. 돈은 일시적으로 행복한 기분을 만들어줄 뿐이다. 명품을 구입할 수는 있지만 행복을 사들일 수 없다. 쇼핑을 하면 잠깐 짜릿한 기분이 느끼지만, 사람은 금세 그 물건에 익숙해지고 기쁨도 사라진다. 돈으로 정서적 안정을 보장하는 자동정상화장치를 살 수 있을까? 성격 안 맞는 배우자나 속 썩이는 아이들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제 '시간분배'라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그러면 행복이 늘고 , 대인관계 문제도 해결되며, 회복탄력성도 좋아진다.

그런데 외적 방어기제가 말을 듣지 않을 경우도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럴 때 사람의 뇌가 인생에 닥친 불쾌한 사건을 하찮은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해고당했다고 치자. '어차피 일도 마음에 안 들고 형편없는 회사였는데, 그 지옥에서 빠져나왔으니 오히려 다행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친구에게도 비슷한 말로 위로 받는다. 이러한 '인지적 재구성'을 통해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면서 다시 정상적인 상태, 본래의 긍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게 바로 우리의 유전자가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방법이다.

Keys
=>안정적인 정서와 변덕스러운 감정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행복을 위해 전자에 집중하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라.좋은 일, 나쁜 일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행복이란 체온과 비슷하다. 가끔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갈 때도 있지만 결국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다.

<출처:책(세상 모든 행복,흐름출판),글(로버트 A.커먼스:오스트레일리아 멜버린의 디킨대학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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