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산책

강물

햇살나그네 2024. 6. 9. 00:00

<좋은 시 산책>강물

-천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출처: 책만드는 집 출판, 연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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