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산책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햇살나그네 2024. 6. 10. 00:00

<좋은 글 산책>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오규원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 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은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쏠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는 늘 흔들리고 있음을.

<출처:책 만드는 집 출판, 연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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