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어머니와 돼지국밥

햇살나그네 2021. 11. 24. 01:00

《짧은 산문》 어머니와 돼지국밥

어제 저녁에 아내가 돼지국밥을 사와서 맛있게 먹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급하게 식사를 해야 할 경우나,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다.특히 인근에 영진돼지국밥집은 맛있어서 아내와 친구와 가기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집에 2년 동안 계셨다.그 때 어느 날에 어머니를 모시고 그 국밥집에서 수육과 국밥을 먹었던 적이 있다.어머니는 수육을 잘 드셨지만 국밥은 다 드시지 않으신거 같다.원래 소식을 하시고 식사 외에는 잘 안드시는 분이었다.

객지에 사는 자식들이 고향에 가면 이것 저것 맛있는 거 해 주려고 미리 장만해 둔 것들을 다 꺼내서 분주했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런데 정작 아들인 나는 직장생활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말동무도 잘 못 해드렸지만 어머니가 무얼 좋아하시는지에 관심도 못 가졌고, 모시고 가서 드시게 해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가득 든다.

딱 한번 모시고 갔던 국밥집의 국밥을 사서
퇴근한 나의 입맛을 돋구게 해 준 아내는 어머니와 국밥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생각하면 못 해드린게 너무 많아 눈물이 앞선다.

photo by ko.depositphot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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