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짧은 산문》 위로가 되어준 동료

햇살나그네 2021. 11. 13. 01:00

《짧은 산문》 위로가 되어준 동료

퇴근 무렵, 2층에 근무하는 그는
1층 입구에 근무하는 내 창구앞에 소리없이 다가와 밝은 미소를 보인다.
"김형!, 집에 갑시다." 하면,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함께 사무실 문을 나선다.

지하철에서 일 이야기, 가족 이야기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 보면 도착역에 내릴 시간이다. 집이 같은 아파트라서 대부분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가끔은 저녁을 먹거나, 소주 한 잔 하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우리 둘은 30대 초반이고 나이 차가 몇살 나지만, 같이 승진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 즈음에 내가 직장 내부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업무사고가 발생해서 큰 금액의 현금을 변상해 힘들어 하는 상태였는데 그 친구가 그렇게 옆에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

얼마 후 승진은 그 친구만 되었다. 승진이 발표되기 전에 우리는 다짐했다.
'누가 되고 안 되고 간에 우리 마음 변치 말자'
그 이후로 둘은 변함없이 멀리 있어도 좋은 마음으로 연락하고 만났다.

그 후로 각자의 인생의 세월이 흘렀다. 사는 곳과 근무하는 곳이 멀어지게 되고, 특별한 일이 있어야 연락하다보니 점점 연락이 두절 되었다.

그렇게 열심히 근무하다 각자 50대에 퇴직을 하고, 60대 어느 날에 생각이 나서 옛날 번호로 전화를 하게 되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여전히 반가운 마음으로 서로의 가족의 안부를 묻는 마음 안에 그 시절의 감사한 마음이 파도처럼 넘쳤다.

'김형!, 그 때 나의 꽃다운 모습은 다 없어져 버렸다' 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그 젊은 날의 목소리가 되어 오래도록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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