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산책

가을앓이

햇살나그네 2021. 12. 11. 07:00

《좋은 시》 가을앓이


눈이 시리도록
서로운 날에는
높은 하늘이랑 보지를 말자.

임을 향한 그리움으로
타는 가슴은
한 줄의 시로 위안하지 말자.

풀벌레 슬피 우는 밤에는
밤 못 이루어도
한 잔의 술로 영혼을 잠재우지 말자.

가을에는 서러워 하자. 가을에는
그리워하자. 그리고 가을에는
홀로 떠나자.
아픔의 끝이 보이지 않을 지라도
이 가을에는.

<출처:김정우 시인,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사랑으로 남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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