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햇살나그네 2023. 3. 20. 07:00


나와 친구는 고등학교 2학년 18살때 만나 지금까지 50년지기이다. 희노애락을 같이 하고 부모님, 첫직장,결혼,군대,자녀등 살아가는 내력을 많이 아는 사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은 들지만 다 알지는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그가 말하지 않은 많은 것들 중에 미루어 짐작되는 것들이 사실과 일치하는 것들은 많을 것이다.그만큼 많이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끔은 착각을 하며 살기도 한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때문에 알아서 잘 할거라는 생각이다.

50년의 시간 속에서 오해로 잠시 멀어져 있었던 시간도 있고, 물리적으로 멀어져 있어서 뜸했던 시간도 있었다.그래도 첫정의 그 순수함을 포기할 수없는 가치있는 우정이므로 언제나 제자리를 찾는데는 어려움은 없었다.

좋은 시간이나 경험들을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힘들 때나 외로울 때, 친구는 나의 버팀목이고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나는 늘 내 얘기를 하기에 바빴고, 친구는 늘 내 얘기를 들어주느라 바빴다.그 친구의 삶이 언제나 나보다 행복했는지는 모른다.그리고 나의 삶이 친구보다 늘 힘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힘들어 했고,위로 받으려 했다. 친구는 내게 힘들다고 얘기하기보다는 늘 당당하고 씩씩한 형같은 모습으로 있어 주었다.내가 서운해 해도 투덜대도 받아주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를 좋아했고 만나고 싶고 보고싶어하면서 살았다.
생각만 해도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존재만으로도 기운을 주는 존재이다. 그가 오래 전에 했던 말,나이들어도 변함없이 만나고 잊지말고 살자던 약속을  지키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친구다. 그래서 두 부부는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지냈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로 우리는 3년 넘게 만나지 못했다. 명절이나 가끔 생각나면 내가 먼저 전화를 하며 안부를 물었다. 만나지 못해도 우리 마음은 늘 같은 곳에 있으니까 라고 나는 전화로 친구에게 말한다.

그런데 친구가 사업을 그만 두고 다시 직장생활를 하게 되면서 늘 먼저 시간을 내주던 친구가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먼저 전화를 해온 적이 최근에 거의 없어졌다.
사실,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친구를 믿고 좋아한다.
친구가 존경스럽기도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나는 사실 질투심도 많이 느끼기도 한다. 그런 것을 미리 눈치채고 늘 내 마음을 잘 챙겨주는 친구이기도 하다.

최근에 통화할 때 내가 아프다고 했는데도 그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는 친구가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친구와 고등학교 3학년 같은 반 친구들과 하는 카톡방에 내가 아파서 오랫동안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는 소식을 공지했는데도 친구는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에 서운하기 보다는 무슨 이유가 있을것이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나 아프거나 힘든 일을 친구에게 얘기했는데 친구는 그런 일이 있어도 내게 말하지 않는건 내가 힘들어 할까봐서 일것이다. 그러면 나는 친구에게 위로가 되는 친구가 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앞섰다. 지금까지 나는 아픔 괴로움 힘든것을 친구에게 말하면서 친구에게 아픔만을  주면서 살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들었다.
그 친구가 힘들고 아플때 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자책이 들었다.그래서 친구를 서운해 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는 친구의 이야기를 얼마나 진심을 다해서 듣고 공감해  주었는가?  나는 언제나 내 기분과 감정만을 알아주기만을 바랬는것 같다.친구는 그런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친구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그래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게 들 뿐이다.

다만 친구가 나처럼 아프지 않고, 나의 지난 시간의 행동과 말 때문에 상처받거나 마음 상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친구야,고맙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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