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불러보고 싶습니다. ㅡ김정우 어느 날 새움 트는 봄날 기뻐서 눈물이 나면 조용한 목소리로 가만히 불러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어느 날 따스한 그 품안에 안긴 듯 어느 날 비바람치고 천둥치는 날에는 창가에 서서 떠는 문풍지 소리처럼 불러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춤추는 파도같이 흔들리는 당신의 뒷모습을 보듯 어느 날 앞산에 단풍들고 내 마음마저 물들면 변성기 지난 소년의 목소리되어 불러보고 싶습니다 친구, 젊은 날 고민하고 아파했던 그 거리를 걷듯 어느 날 소리없이 가로등 불빛 속 함박눈이 내리면 가만히 은밀한 목소리로 불러보고 싶습니다 그대, 순백(純白)의 미소로 맞으며 결혼하듯